후비루는 코에서 분비되는 점액이 인두에 고이거나 목으로 넘어가는 질환이다. 코와 코 주위의 공기주머니인 부비강에서 하루 300~600mm의 분비물이 생성된다. 분비물은 점막을 부드럽게 하고 이물질을 제거한다. 코로 들어온 공기에 습기를 제공하고, 코의 감염을 막는다. 후비루가 발생하면 분비물이 증가하고, 끈끈해진다.
간혹 목 근육이나 삼키는 운동(연하운동) 이상으로 분비물이 목에 고이거나 코 뒤로 넘어간다. 그런데 이 같은 불편함이 계속되는데 이학적 검사에서 후비루를 의심할 만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면 후비루증후군이라고 한다.
코가 막히고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며 이물감이 느껴진다. 항상 목 뒤에 무엇인가 붙어있는 불편함이 있다. 묽은 코 가래를 자주 뱉는다. 끈적거림이 심한 코 가래는 잘 뱉어지지도 않아 불편함이 더하다. 원인질환에 따라 콧물, 코 막힘, 킁킁거림, 목통증, 쉰 목소리, 인후통이 동반된다. 기침은 누운 자세에서 많이 발생하므로 수면 중이나 아침에 심해진다. 방치하면 가래, 기침이 만성화 된다. 기침은 2~4회 연속적으로 발생한다. 코나 부비동 분비물은 인후부나 하인두의 기침반사 구심성지(afferent limb)를 자극해 기침이 생기게 한다.
만성기침은 기관지천식, 역류성식도염도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빈도가 가장 높은 게 후비루다. 이 같은 후비루는 구취를 유발한다. 목 뒤에 고인 분비물은 단백질이 주성분이다. 세균에 의해 쉽게 분해되면서 질소화합물을 분비, 심한 냄새를 풍긴다.
후비루는 주로 비염, 부비동염(축농증), 비인후염 등으로 인해 코 점막 건조나 손상으로 발생한다. 오염된 환경에 장시간 노출, 코뼈가 비뚤어지는 비중격만곡증, 노화 등은 코의 점막이 위축시키고 건조하게 한다. 특히 만성비염과 축농증은 후비루와 깊은 관계가 깊다. 또 감기, 임신, 코를 마시는 습관, 뜨거운 음식 섭취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.
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경우 항히스타민제, 점막수축제 및 국소 스테로이드로 치료한다. 축농증은 항생제 사용 후 호전이 없으면 수술 치료도 고려한다. 역류성식도염이 원인일 경우 점막 용해제나, 국소 스테로이드제, 식염수 세척을 통해 증상을 개선한다.
한의학에서 만성 후비루는 코와 함께 폐, 비, 신 등 장기의 면역력 강화 치료를 선행한다. 코에서 고름을 뽑아내는 치료 효과는 짧은 기간에 불과하다. 근본적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재발 우려 없이 증상이 호전된다. 또 원인과 증상에 따라 개인별 맞춤 처방을 한다. 처방은 농축환약이나 가루 형태의 신궁환이 주가 되는 가운데 탕약이나 발효제가 추가되면 효과적이다.
비염이나 축농증 등 선행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10여 가지 약재 성분의 연고인 비염고와 스프레이 형태의 청비수, 통비수 등으로 코 안의 염증과 노폐물을 제거한다. 구취 동반 기침으로 편도에 무리가 가는 경우에는 세균을 억제 감소가 기대되는 구청수를 함께 처방한다. 코에 염증이 있으면 한약 추출물인 비염겔을 비강에 삽입해 노폐물 제거, 염증 완화, 코 점막 강화를 꾀한다.
홍의석 기자 news@iminju.net